한화 김태균(30)의 4할 타율 달성이 가능할지에 대해 수도권 한 구단의 전력분석팀 관계자가 한 말이다.
야구에서는 3할만 쳐도 수준급 타자 소리를 듣는다. 4할 타자는 ‘타격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0.406) 이후 한 번도 4할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 78년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누구도 4할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백인천이 0.412를 기록했다. 백인천 이후 한국 프로야구에서 4할 타율에 가장 근접했던 건 1994년의 이종범(0.393)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까지 일본 롯데에서 뛰었던 김태균이 3개월째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49경기를 치른 7일 현재 타율 0.414(169타수 70안타)이다. 타격 2위 넥센 강정호(0.343)에게 큰 격차로 앞서 있다.
기술적으로 김태균은 4할에 가장 근접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콘택트 능력과 파워를 갖췄고 선구안도 좋다. 4할을 치려면 볼넷을 많이 골라야 하는데 김태균은 7일까지 32차례나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넥센 박병호(33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김태균 특유의 타격 자세도 타율 유지에 유리하다. 김태균과 같은 오른손 타자들은 대개 왼쪽 발을 들었다가 몸 전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공을 친다.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태균은 국내 타자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제자리 턴’을 한다. 최대한 몸을 투수에게서 멀리 떨어뜨린 준비 자세를 취한 뒤 공이 날아오면 왼발을 들지 않고 제자리에서 허리를 돌려 간결하게 방망이를 휘두른다. 힘도 좋아 시즌 초반까지 1010g짜리 방망이를 썼다. 요즘엔 체력 배분을 위해 930g으로 방망이 무게를 줄였지만 다른 타자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무거운 편이다.
4할 도전의 최대 변수는 부상과 체력 저하다. 김태균은 5월 말 감기몸살을 앓은 뒤 며칠간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도 이겨내야 할 숙제다. 요즘 김태균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장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집중적으로 몸쪽 깊숙한 공을 던진다. 6일 경기에선 롯데 투수 김성배로부터 허리를 강타하는 공을 맞기도 했다.
4할을 치고 있지만 김태균은 자신의 성적이 불만족스럽다. 홈런(6개)과 타점(36개)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아서다. 6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안타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집중력으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 그런데 홈런은 힘과 밸런스, 자세 등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나온다. 그 느낌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또 그는 “기회가 왔을 때 4할에 한번 도전하려는 마음은 있다. 하지만 팀의 4번 타자로 홈런과 장타를 더 많이 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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