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비수… LG-한화 실책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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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9일 03시 00분


SK는 철벽수비로 고공행진… SK, 삼성 꺾어… 김광현 2승
잠실-사직-대전은 우천취소

LG팬들은 승부처에서 유격수 오지환에게 타구가 가면 가슴을 졸인다.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오지환은 올 시즌 최다 실책(13개)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LG팬들은 승부처에서 유격수 오지환에게 타구가 가면 가슴을 졸인다.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오지환은 올 시즌 최다 실책(13개)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LG 유격수 오지환의 별명은 ‘오지배’다. 그는 승부의 고비마다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그의 실책이 경기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2009년 데뷔 후 242경기에서 실책 51개를 기록했다. 그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떼어내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1000개의 펑고(수비 연습용 타구) 연습을 했다. 하지만 올해도 13개의 실책으로 SK 전체 야수들이 기록한 12개를 넘어섰다.

오지환은 7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실책 2개를 저질렀다. 그중 하나는 승부를 뒤집을 뻔했다. 3-2로 쫓기던 5회 2사 1, 3루에서 강정호가 때린 빠른 타구를 쫓아갔지만 공은 오지환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왔다. 팀은 3-3 동점을 허용했다. 10번째 선발 등판 만에 데뷔 첫 승을 기대했던 이승우는 마운드에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 실점으로 이승우는 결국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마운드를 6회 이동현에게 넘겼다. LG는 정성훈의 8회 홈런으로 4-3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자칫 승부의 흐름이 넥센으로 넘어갈 뻔한 순간이었다.

LG는 전문가들의 꼴찌 예상을 깨고 3위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실책(44개)이 선두에 나서려는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책이라면 꼴찌 한화도 빠지지 않는다. 팬들은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내줄 때마다 ‘자멸야구, 고교야구’라며 탄식했다. 한화의 실책은 36개로 롯데와 공동 2위다. 한화와 달리 롯데는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실책은 적다는 차이가 있다. 롯데는 투수진과 타격의 뒷받침에 힘입어 팀 순위에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실책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세 팀은 선두 SK가 부러울 만하다. 올해 SK의 팀 타율(0.251)은 최하위다. 하지만 개막 후 단 하루도 3위 아래로 순위가 내려가지 않았다.

정경배 SK 수비코치는 “수비 덕분에 이긴 경기가 많다. 어려운 타구를 멋지게 잡는 것보다 평범한 타구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구 실책 하나만을 기록한 주전 유격수 최윤석이 그 예다. 반면 다른 팀 주전 유격수들은 평균 6.6개의 실책을 범했다. 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포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맨손으로 공을 잡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철벽 수비의 비결을 설명했다.

실책은 팀 성적과도 직결된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타격으로 이기는 경기는 전체의 10% 미만이다. 한 해 농사는 높은 수비 집중력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IA, SK, 삼성은 최소 실책 1∼3위 팀이었다.

선두 SK는 8일 문학 안방경기에서 6위 삼성을 5-1로 잡고 2위 롯데를 2게임 차로 따돌렸다.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한 SK 에이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1실점하며 2승째를 거뒀다. 한편 프로야구 잠실 사직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야구#프로야구#LG#한화#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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