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퀸’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영어 이름은 그레이스(Grace)다. 이름처럼 되고 싶었을까.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생길 만도 한데 홀연히 어깨를 짓누르던 짐 하나를 내려놓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깜짝 은퇴를 선언한 박지은(33·사진). 그는 9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 의사를 밝혔다.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잘 안돼 너무 힘들었어요.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이 떠나야 할 때 같아요.”
2000년 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6승을 거둔 박지은은 2005년부터 허리, 엉덩관절(고관절) 부상 등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10년 수술 후 지난해 비로소 컨디션을 되찾은 그는 지난해 말 국내 투어 출전권까지 따내며 새로운 의욕과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 초반 LPGA투어에 집중하면서 후반기에 주위의 시선이 쏠린 국내 무대 데뷔를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LPGA투어 6차례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5차례나 예선 탈락하며 최고 성적은 공동 71위였을 만큼 난조에 허덕였다. 박지은은 “LPGA투어와는 작별했지만 국내 투어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올해 말 사업가 김모 씨(37)와 결혼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의 유명 고깃집 삼원가든 회장으로 유명한 아버지의 외식사업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필드는 떠나지만 새 인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