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치 “아버지, 보셨죠” 선발 나선 두산전 부친이 시구… 시즌 8승 선물

  • Array
  • 입력 2012년 6월 11일 03시 00분


미국에서 6월의 셋째 주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부모에게 최고의 선물은 자식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미국 출신의 LG 외국인 투수 벤저민 주키치는 ‘아버지의 날’인 10일 부모님께 뜻 깊은 선물을 했다.

LG와 두산의 서울 라이벌전이 열린 잠실구장. LG는 이날 시구자로 주키치의 아버지 마크 주키치 씨를 초대했다. 마침 선발 투수 역시 주키치였다. 마크 씨는 경기 전 마운드에서 아들을 따뜻하게 포옹한 뒤 포수 미트를 향해 차분하게 공을 던졌다.

전날까지 주키치는 7승 무패에 평균자책 2.17로 다승과 평균자책은 물론이고 승률까지 세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주키치는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1회초 두산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좌중간 3루타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6이닝 동안 8피안타에 3점을 내줬다. 하지만 화끈한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승리 투수가 됐다.

LG는 0-1로 뒤진 1회말 2사 1, 2루에서 최동수의 적시타로 간단히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는 김태완이 두산 선발 김선우의 8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LG 타선은 5-3으로 쫓긴 7회말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한 이닝 동안 13타자가 7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묶어 대거 9득점한 것. 정성훈, 서동욱, 김태군, 이병규(7번), 이병규(9번) 등 5명의 타자가 2루타를 쳐 역대 한 이닝 최다 2루타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LG는 14-4로 대승을 거두고 지난해 6월 11일 이후 1년 만에 단독 2위에 올랐다. 또 올 시즌 두산과의 경기에서 7승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8승 무패에 평균자책 2.34가 된 주키치는 세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한화는 12일 만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가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는 동안 타선의 지원을 얻으며 넥센을 8-1로 꺾었다. 박찬호는 시즌 3승(4패)째. SK는 삼성을 11-3, 롯데는 KIA를 6-3으로 각각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키치#아버지#두산#LG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