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면 무기력해지는 ‘월요병’을 앓는다. 야구팬도 그렇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경기가 없어서다. 내년에는 9개 구단으로 늘어나게 돼 월요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게 사실이다.
홀수 구단으로 치러지는 내년 시즌은 한 팀이 주말 3연전이나 주중 3연전 때 사흘을 쉬어야 한다. 월요일이 겹치면 최대 4일까지 쉬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주말 3연전을 쉰 팀과 주중 3연전에 쉴 팀의 한 경기를 월요일에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나왔다. 각 구단의 시각에서도 월요 경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월요 경기가 생겨 팀당 경기 수가 늘면 수익도 늘기 때문이다.
월요일 한 경기 제안을 현실화하려면 총 36번의 월요일이 필요하지만 정규시즌이 6개월여를 소화하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 월요일에 두 경기를 하면 상황에 따라 최대 10연전을 치르는 팀이 나올 수 있어 강행군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상정한 ‘각 팀당 월요경기 1회를 포함해 1년에 136경기를 치르는 안’은 채택되지 못했다. 그 대신 9개 구단 단장은 5일 KBO 실행위원회에서 내년 시즌에는 월요 경기 없이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안을 확정했다. 올해까지는 팀마다 팀간 19차전씩 치렀으나 내년에는 각 팀이 2연전 2번과 3연전 4번을 소화하게 돼 팀당 16번씩 맞붙는다. 만약 월요 경기가 잡혔다면 방문 팀은 경기를 치른 뒤 다시 이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말 3연전을 광주에서 치른 롯데가 잠실 월요경기에 나선다면 경기 후 바로 다음 날 경기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구단들이 잦은 이동에 따른 부담을 피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구팬의 월요병 치유가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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