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9일 카타르를 상대로 치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4-1의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향한 순항을 시작한 것 말고도 수확이 또 있었다. 병역 연기 논란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박주영(아스널)의 공백이 아쉽지 않을 만큼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이근호(울산)가 절정의 골 결정력을 보여줬고, 196cm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은 A매치에서 첫 골맛을 보면서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최 감독은 이날 이동국(전북)을 중앙 공격수로 내세웠다. 하지만 한국의 첫 골은 이근호의 머리에서 나왔다. 0-1로 뒤진 전반 26분 이근호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발끝으로 가볍게 찍어 올린 공을 옆머리로 강하게 틀어 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근호는 3-1로 앞선 후반 35분 헤딩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완승을 이끌었다. 이근호는 A매치 통산 13골 중 10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넣어 중동 킬러의 이름값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근호는 상대 골문 앞에서 순간적인 침투능력을 여러 차례 발휘하며 최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최 감독은 “근호가 좋은 활약을 해줬다. 스위스 전지훈련 때부터 좋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며 만족감과 기대를 한꺼번에 표시했다.
‘김신욱의 재발견’ 또한 한국이 얻은 성과 중 하나다. 김신욱은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을 앞세워 지난해 K리그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19골을 넣은 골잡이다. 하지만 그동안 A매치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해 ‘국내용’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A매치 9경기 만에 골맛을 본 김신욱은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 감독은 김신욱이 경고 누적으로 12일 레바논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근호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미드필더 김보경은 ‘포스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름값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달고 뛰던 등 번호 7번을 달고 나선 김보경은 상대 오른쪽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서 기회가 생기면 낮게 깔리는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김보경은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이 후계자로 지목했다. 김보경은 “그동안 골 욕심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욕심을 내겠다. 카타르전 때 넣을 수 있었는데 못 넣어 아쉽다. 레바논전에서 꼭 넣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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