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우크라이나 하르키프 메탈리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2골을 몰아쳐 네덜란드를 2-1로 무너뜨리자 독일 통신사 DPA는 전 세계에 이렇게 타전했다.
호날두는 불과 4일 전 덴마크와의 2차전 때 결정적인 일대일 찬스를 두 번이나 맞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해 언론의 조롱거리가 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6골을 터뜨리는 등 지난 시즌 60골을 잡아낸 ‘득점 기계’로서 주장 완장까지 차고도 팀의 3-2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독일전(0-1 패) 등 2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유로 2008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단 1골씩에 그친 ‘메이저 징크스’가 또 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호날두가 왜 슈퍼스타인지를 보여줬다. 네덜란드의 라파얼 판데르파르트(토트넘)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반 28분. 수비수 주앙 페레이라가 미드필드 우측에서 중앙으로 나오다가 감각적으로 전방에 찔러준 볼을 아크서클 근처에 있던 호날두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호날두는 후반 29분엔 수비라인 근처까지 내려가 볼을 잡은 뒤 미드필드진에 건네주고 상대 문전 쪽으로 쇄도했다.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볼을 오른쪽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단번에 대각선으로 길게 찔러주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잡아 여유 있게 상대 수비를 제치고 침착하게 결승골까지 잡아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활약으로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해 이날 덴마크를 2-1로 꺾고 3전 승(승점 9)으로 조 1위가 된 독일에 이어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포르투갈은 22일 A조 1위 체코, 독일은 23일 A조 2위 그리스와 각각 오전 3시 45분 4강 진출을 다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3전 패로 탈락해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게 됐다. 에드윈 판데르사르 등 전현직 대표 선수들이 “총체적 난국이다”라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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