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가 후반 45분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골을 성공시킨 뒤 두 눈을 부릅뜨고 무언가를 외치려는 순간, 동료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가 황급히 달려와 그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골 침묵을 깬 발로텔리의 세리머니는 순식간에 ‘입막음 세리머니’로 끝났다. 툭하면 사고를 치는 발로텔리가 흥분한 상태에서 또 무슨 말폭탄을 터뜨릴지 몰라 가로막은 것이다.
발로텔리는 앞선 경기들에서 부진했고 관중은 그에게 인종 차별적 야유를 보냈다. 이 때문에 발로텔리는 극도로 예민한 상태였다. 이탈리아 언론은 “발로텔리가 자신에게 야유를 퍼부었던 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발로텔리는 경기장에서의 과격한 태클로 인한 잦은 퇴장, 감독에게 대들기, 지나친 쇼맨십 등으로 감독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험한 입으로도 유명한 악동 중의 악동이다.
이탈리아는 19일 폴란드 포즈난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C조 경기에서 전반 35분 안토니오 카사노(AC밀란)의 골과 발로텔리의 쐐기골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2-0으로 꺾고 C조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선제골을 넣은 카사노 또한 팬들 사이에서 ‘악마의 재능’으로 불린다. 타고난 드리블 실력과 골 감각을 지녔지만 자신을 출전시키지 않은 감독에게 폭언을 일삼는 것은 기본이고 난잡한 사생활과 불성실한 연습 태도로 유명하다. 골을 성공시킨 뒤 유니폼 하의를 추키는 민망한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대회를 앞두고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이 발로텔리와 카사노를 잘 다스릴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프란델리 감독은 이들이 스페인, 크로아티아와의 조별 예선에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끝까지 믿음을 보였다. 결국 두 명의 스트라이커는 환상적인 골로 자신들의 재능을 증명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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