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는 1982년 6개 구단으로 출범했다. 그리고 1986년 신생팀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하면서 5년간 7개 구단 체제를 경험했다. 1986부터 3년간은 팀당 108경기(팀간 18차전), 1989년과 1990년은 팀당 120경기(팀간 20차전)를 치렀다. 이 시기를 경험한 야구인들은 하나같이 “들쑥날쑥한 경기일정 탓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제8구단 창단을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13년 후인 2013년, 다시 한국프로야구는 무기한 홀수구단(9구단) 체제로 돌아간다. “10구단 추가 창단을 전제로 9구단 창단을 승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경기일정의 균등한 분배가 어렵다. 한 팀이 일주일에 3∼4일을 쉬는 일이 잦아진다. 4일 일정의 올스타 브레이크를 자주 경험한다고 보면 된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경기감각 유지가 어려운 게 당연하다. 에이스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도 크다. 첫 홀수구단 시즌이던 1986년, 해태 선동열이 39경기에서 262.2이닝을 던진 게 좋은 예. 한 팀이 4일씩 여러 차례 쉬게 되면 각 팀 1·2 선발들의 등판이 많아지고, 나머지 로테이션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당연히 장기화될수록 안 좋다.
일단 이사회는 월요일 경기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구단수입의 감소를 막기 위해 팀당 경기수를 136경기로 늘린다는 게 전제다. 그러나 선수들의 체력부담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한 팀이 4일 휴식을 취하는 사이, 어떤 팀은 13연전이라는 강행군을 치를 수도 있다. 물론 월∼목이나 금∼월의 4연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승인을 미뤘을 때도, 모 감독은 “(9구단 체제를) 직접 겪어보면 오래가기 힘들다는 걸 알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