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9구단 월요경기’ 선수도 팬도 피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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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NC 포함)은 이달 초 실행위원회를 열어 내년 경기운영 방식을 확정했다. 월요일 경기 없이 팀당 128경기(총 576경기)를 치르는 안이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월요일에 경기를 하면 경기 수(팀당 136경기, 총 612경기)는 늘지만 특정 팀이 휴일 없이 14연전을 치르는 데다 팀 이동거리도 길어져 비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름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바꿔야 했다. 19일 9개 구단 사장이 모인 임시 이사회에서 10구단 유보와 함께 월요일 경기 및 중립경기 실행을 재검토하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10구단에 찬성했던 한 구단 사장은 “10구단으로 안 가는 대신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9구단 체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9구단 체제에서는 팀당 최대 4일까지 쉬는 문제가 발생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경기를 적게 하면 수익이 줄어든다. 결국 KBO는 보름 전에 버렸던 ‘팀당 136경기 카드’를 다시 주워 와야 했다. KBO는 이 방식을 택할 경우 1군 등록 선수를 늘리거나 연장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팀당 128경기든 136경기든 둘 다 차악(次惡)일 수밖에 없다. 일단 선수가 피해를 본다. 팀당 128경기를 하면 현행(133경기)보다 경기 수가 줄어 통산 기록 달성에 불리하다. 반면 월요경기를 실시하면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주전 선수는 휴식 없이 2주 내내 출전하는 경우도 생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야구팬들이다. 팀당 128경기를 하면 좋아하는 팀을 볼 기회가 줄어든다. 월요경기를 해서 경기 수가 늘어난다 해도 지방 팬들은 소외당할 가능성이 높다. 월요경기는 각 팀의 이동거리 증가를 막기 위해 중립경기로 치를 계획인데 중립경기는 흥행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 선수와 팬이 피해자가 되는 기형적 구조의 원인은 홀수인 9구단 체제다. 이런 상황을 만든 건 9구단은 허용하고 10구단은 불허한 KBO 이사회다. 자신의 이익만 앞세운 구단들 탓에 정작 프로야구의 근본인 선수와 팬이 멍들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스포츠#야구#프로야구#프로야구 10구단 무산#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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