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태균이 고집에 졌지.” 감독이 선수에게 ‘졌다’는 표현을 쓰면서도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1일 대전 LG전에 앞서 직전 5경기에서 오른 손바닥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김태균(사진)과 면담을 한 뒤 그를 3번으로 선발 출장시키기로 결정했다. ‘뛸 수 있다’는 김태균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한 감독은 “손바닥 통증이라는 게 방망이를 잘못 치면 다시 악화될 수 있는 것이라 쉴 때 푹 쉬는 게 낫다. 그런데 (김)태균이가 자신 있다고, 괜찮다고 해서 선발에 넣었다”며 “대신 무리하게 방망이를 돌리느니, 차라리 삼진을 먹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최진행을 4번, 김태균을 3번으로 배치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평소 3번 장성호∼4번 김태균∼5번 최진행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던 한 감독은 “(장)성호가 조금 지쳐 있고, 아무래도 정교함 면에서 진행이보다 태균이가 낫기 때문”이라며 “태균이가 4번을 칠 때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자로 나가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는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3번 태균, 4번 (최)진행 카드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면 계속 그대로 둘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김태균에 대해 얘기하던 한 감독은 마침 옆에 한용덕 수석코치가 지나가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진행이에게 오늘 4번으로 나간다고 먼저 얘기해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