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 7개를 모두 휩쓸었다. 당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던 그들이 10년 만에 다시 한배를 탔다. 사제관계가 아니라 새 목표를 향한 동반자가 됐다. 문경시청 주인식 감독(49)과 NH농협은행 유영동 코치(41)가 그들이다.
10년 전 부산에서 주 감독은 사령탑을 맡았고 유 코치는 남자 대표 선수로 3관왕에 올랐다. 이들은 최근 대한정구협회가 발표한 남녀 대표팀 감독에 나란히 뽑혔다. 주 감독과 유 코치는 21일 청주에서 개막한 국무총리기 전국대회에 소속 팀과 함께 동반 출전하면서 한자리에 모였다. 마침 두 팀 모두 단체전 정상에 올라 동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주 감독은 “유 코치는 현역 시절 최고였다. 후배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면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유 코치는 “아직 지도자로 부족하기만 하다. 오랜 경험을 지닌 감독님에게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구는 가깝게는 11월 대만 아시아선수권과 멀리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들의 어깨가 서서히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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