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올림픽 공식 엠블럼이 새겨진 과녁과 경기 상황을 생중계하는 대형 스크린, 그리고 변화무쌍한 바람까지.
3일 강원 원주시 제1군수지원사령부 연병장은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장인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했다. 사로 양편에는 관중 역할을 맡은 장병 700여 명이 나란히 앉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첫 4개 전 종목(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석권을 노리는 양궁 대표팀이 이곳에서 열린 최종 리허설에서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성진(27·전북도청)-최현주(28·창원시청)-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과 임동현(26·청주시청)-김법민(21·배재대)-오진혁(31·현대제철)이 짝을 이룬 남자 대표팀은 각각 실업팀인 현대백화점과 현대제철을 상대로 올림픽 결승전을 상정한 단체전 경기를 치렀다.
실업팀이라고는 해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현대백화점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등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윤미진이 버티고 있었다.
여자 대표팀은 2엔드까지 112-103으로 크게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3엔드 들어 이성진과 최현주가 연달아 7점과 5점을 쏘더니, 4엔드에서는 나란히 5점과 6점을 쏘며 무너졌다. 국가대표 선수에게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최종 스코어 206-209의 패배.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성진은 “군인들의 함성과 야유에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 비록 지긴 했지만 남은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6회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노다지 종목이다. 장영술 총감독은 “선수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지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현대제철을 223-217로 꺾기는 했어도 평소 연습 때 기록하던 228∼230점 기록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오선택 남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만하다. 연습 때 기록을 실전에서도 쏘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궁 대표팀은 4일 실업팀들과의 경기를 더 치른 뒤 19일 런던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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