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의 화두는 골키퍼였다. 홍명보호가 속한 B조 경쟁국들 모두 경험 많은 골키퍼를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뽑았다. 헤수스 코로나(31·멕시코), 디에고 베나글리오(29·스위스), 디디에 오노보(29·가봉) 등이 그 주인공. 한국은 정성룡(27·수원 삼성)이다. 대표팀 ‘No1’ 골키퍼로 A매치 43경기(33실점)에 출격했고, 월드컵, 아시안컵 등 경험도 풍부하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가 걱정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인 1일 소속 팀의 K리그 포항 원정에서 5실점을 하더니, 8일 홈 경남전에서는 3실점했다. 수비진의 엉성한 대처도 한 몫 했지만 동료 자책골에, 다리 사이로 실점하는 실수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다.
더욱 아팠던 건 경남전을 김봉수 올림픽팀 골키퍼 코치가 현장에서 관전했다는 사실. 김 코치는 “런던(올림픽)에서 할 실점을 다 털고 가려나 보다”며 농을 쳤지만 제자의 부진이 유쾌할 수 없었다. 특히 수원-경남전은 홍명보호의 휴식일에 치러져 타격이 더욱 컸다. 휴식은커녕 자신감도 잃었다.
정성룡은 이날 파주NFC에서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오후 훈련 내내 ‘회복’에 주력했다. 섭씨 36도에 달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묵묵히 몸을 날렸다. 홍명보 감독은 “(골 많이 먹어) 배 많이 부르겠다”는 농담을 했을 뿐이었다. 정성룡은 “아기 셋 분유에 기저귀 사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경남전 후 (윤성효) 감독님이 ‘모두 내 잘못’이라고 하셨는데, 내 잘못이 더 크다.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