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부상 후 18일만에 1군 컴백 “욱해서 그만…하루하루 괴로웠다” “5연패 팀 꼭 일으킬 것” 자신감도 김감독 “상황 따라 투입 반전 기대”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수차례 고개를 숙이며 팬들과 구단, 동료들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LG 마무리 봉중근(32)이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스스로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해 소화전을 내리쳤다 불의의 부상을 당한지 18일만이다.
○“팔꿈치 재활 때보다 더 힘들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입을 연 봉중근은 “그 날 이후 팀 성적이 너무 좋지 못해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재활할 때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던 그는 힘겨운 재활과정을 조기에 마감하는 투혼을 보였는데, 그 때보다 힘들었다는 말에 그간 겪은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6월 22일 전까지 13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팀 상승세에 큰 힘이 됐던 그는 “언젠가 블론세이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 욱하는 마음에 오버하고 말았다”며 후회한 뒤 “‘이건 아니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봉중근, LG의 반전 카드 될 수 있을까?
오른 손등 골절상을 입었던 봉중근은 볼을 던지는 왼쪽 팔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아직까지 정면 직선타구 처리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행히 번트수비 등 기본적 수비동작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본인 스스로도 “컨디션은 80% 정도”라고 밝혔다. “1군에서 야간게임에 던지면 구속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1군 복귀 전 2군 시험 등판에서 그는 최고 구속 139km를 던졌다. “팀 분위기가 침체돼 있어 바꾸고 싶다”는 말로 자신으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싶은 바람을 내비치면서 “자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LG는 22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6연패를 당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고, 10일 삼성전 직전까지 다시 4연패를 당하는 등 부진에 빠져있다. 4강권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스코어와 상황에 따라 (봉)중근이를 투입하겠다”며 마무리로서 다시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