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형 미안, 못 지켜줘서…” 한화, 5-0 앞서다 역전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박찬호, 삼성전 5이닝 무실점 쾌투

1992년 공주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한양대에 다니던 1994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하는 바람에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없었다.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한국 무대로 복귀한 박찬호는 그 당시 인연이 닿지 않았던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19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로 나섰다.

한화가 ‘레전드 데이’로 기획해 빙그레 유니폼을 입은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팀의 3연패를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전날 류현진이 2이닝 동안 8실점하며 무너진 탓에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박찬호는 올 시즌 삼성전에 2차례 선발로 나서 2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은 7.45로 상대한 7개 팀 가운데 가장 나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박찬호는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전날까지 팀 타율 2위(0.271)를 달리던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왼손 타자의 무릎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컷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올 시즌 16차례 선발 등판에서 첫 무실점 경기라 기쁨도 더했다. 한화 타자들은 0-0으로 맞선 2회 이대수의 3점 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아내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문제는 허약한 불펜이었다. 5-0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김혁민은 7회 이지영과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점을 내줬다. 한화 불펜은 8회와 9회 1점씩을 내주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날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삼성 이지영은 10회 1사 2루에서 결승 2루타를 날리며 6-5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9회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SK는 잠실에서 LG를 8-2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무릎 부상 후 2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SK 선발 마리오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4승째(2패)를 올렸다. KIA는 광주에서 선발 앤서니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6-0으로 꺾었다. 넥센은 목동에서 롯데를 5-3으로 꺾고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한화#삼성 박찬호#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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