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의 나이 25세였던 1994년의 일이었다. 황태자의 탄생을 알렸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첫 정상에 오른 건 30대 중반을 향하던 2002년.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흘렀다. 불혹을 넘긴 그는 주류에서 벗어난 듯 보였다.
올해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는 세계 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나 18년 연속 출전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US오픈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4차례 톱10에 들긴 했어도 무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잊혀져 가던 어니 엘스(43·남아공)가 세월을 뛰어넘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엘스는 23일 영국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GC(파70)에서 끝난 제141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로 기적처럼 우승했다. 이날 14번홀까지 4타 차 선두였던 절친한 후배 애덤 스콧(32·호주)을 1타 차로 따돌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 스콧에게 6타 뒤졌을 때만 해도 엘스의 역전 드라마는 힘들 줄 알았다. 그 역시 챔피언이 받는 은제 주전자인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춘 뒤 “누구도 내가 우승할 줄 몰랐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가슴 스콧은 갑작스러운 난조로 벙커와 러프를 전전하며 15∼18번홀에서 4연속 보기로 자멸했다.
18번홀 버디로 1타 차 2위가 된 엘스는 자신보다 2개 조 뒤였던 스콧이 20분 후 18번홀에서 2.4m 파 퍼트를 놓치는 순간 최후의 승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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