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롯데 강타선 물먹인 ‘폭포수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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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일 07시 00분


폭포처럼 떨어지는 커브 앞에 롯데 타선도 침묵했다. KIA 김진우가 2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6.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5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폭포처럼 떨어지는 커브 앞에 롯데 타선도 침묵했다. KIA 김진우가 2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6.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5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상대 6.2이닝 6K 1실점 5승
후반기 2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
직구·커브만으로 전성기 다시찾아


적잖은 야구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내가 김진우(29)의 몸으로 태어났다면….” 투수를 하는데 최적의 파워와 유연성을 겸비한 신이 내린 몸. 그러나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지 못했다. 천재는 유혹에 너무 쉽게 흔들렸다. 오직 야구에 몰두하기까지는 숙성될 시간이 필요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 이 두 가지 구질만으로도 김진우는 해태의 레전드 선동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선동열이 직구, 슬라이더 두 구종으로 한국야구를 평정했듯 김진우는 2002년 데뷔 첫해부터 12승, 2003년 11승으로 2년차 징크스를 돌파했다.

그러나 술에서 빚어진 사생활 절제 실패가 김진우 야구 인생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다 불행한 가정사까지 겹쳐 2006년 10승을 끝으로 김진우는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 갈수록 직구 구속은 떨어졌고, 체중이 불어나는 등, 몸 관리가 안 됐다. 이 와중에 KIA 구단을 수차례에 걸쳐 무단이탈하고 복귀 약속마저 지키지 않다 2007년 5경기 등판을 끝으로 프로야구에서 사라졌다. 급기야 임의탈퇴 처리까지 돼 잊혀진 선수가 됐다.

경찰청과 코리아해치 같은 독립리그 구단에서 다시 야구인생을 시작한 김진우는 2011년에야 KIA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시는 물의를 일으키지 않겠다. 받아주셔서 고맙다”는 사과를 구단이 아니라 선수단 앞에서 했다. 그리고 2012년 광주로 돌아온 선동열 감독을 만났다.

선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 캠프부터 김진우와 한기주의 불펜 중용을 선언했다. 자기를 알아준다는 생각에 김진우는 그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막상 개막이 되고, 양현종의 컨디션 난조 등 KIA 마운드 사정에 따라 선발로 전환한 김진우는 5월9일 한화전에서 1791일만의 감격승을 따냈다. KIA의 우천순연 7경기 중 6경기가 김진우 선발 예정경기였음에도 컨디션 조절을 잘 해내는 달라진 성실함을 보여줬다.

잠시 2군도 다녀왔지만 후반기 들어와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7월27일 한화전 6.2이닝 1실점에 이어 2일 롯데전에서도 120구를 던지며 6.2이닝 5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째를 거뒀다. KIA를 다시 승률 5할(40승40패)로 올려놓는 천금의 승리였다. 7회에도 140km대를 유지하는 등 스태미너도 완벽에 가까웠다. 서른 나이에 전성기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김진우다.

○KIA 김진우=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이닝을 거듭할수록 땀을 흘리며 찾아갔다. 오늘 커브가 힘 있게 들어가 결정구로 사용했고, 직구는 높게 제구 됐는데 다음 경기에 꼭 보완하겠다. 무엇보다 팀 타선이 꾸준히 점수를 뽑아줬고, 포수 차일목의 리드가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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