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3·셀틱·사진)이 ‘꿈의 구장’ 올드 트래포드를 밟는다. 한국은 8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브라질과 올림픽 결승 진출을 다툰다. 올림픽팀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기성용은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올드 트래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홈구장이다. 기성용에게도 좀 특별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2007년 7월, 박지성(QPR)이 속해있던 맨유가 방한해 당시 기성용이 뛰던 FC서울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맨유 퍼거슨 감독은 “한국의 몇몇 젊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퍼거슨은 기성용을 주시했다. 박지성을 통해 기성용에 대해 자세히 파악했다. 본격 이적이 추진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소문이 퍼졌고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까지 되면서 유야무야 됐다. 만약 그 때 일이 잘 진행됐다면 기성용은 진작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었을 수도 있다.
5년이 흘렀다. 기성용은 성장했다. 5년 전 그는 젊은 유망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올림픽팀의 중심 미드필더다. 거칠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주전으로 뛰며 가치를 인정받았고, 올 여름 빅 리그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드 트래포드 입성을 앞둔 기성용의 각오는 대단하다. 그는 영국과 8강전에서 종아리 경련에도 120분을 뛴 뒤 승부차기 마지막 킥까지 성공시켰다. 기성용은 “지금 체력은 70% 수준 밖에 안 된다. 나 뿐 아니라 다 그럴 것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반드시 결승에 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