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女탁구 사상 첫 ‘노메달’… 男단체는 8일 중국과 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여자 탁구의 ‘맏언니’ 김경아(35)가 흐느꼈다. “올림픽 준비에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온 것 같아서….” 현정화 총감독(43)도 끝내 눈물을 흘렸다. “나이 서른여섯까지 잘 버텨줘 고마웠던 경아가 우니까….”

한국 여자 탁구가 7일 런던 올림픽 싱가포르와의 단체전 3, 4위전에서 0-3으로 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 종목이 된 후 여자 탁구가 메달을 못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 감독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른 세계 최강 중국과 일본, 3위 싱가포르에 비해 한국은 꿈나무 육성에 소홀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양하은(18) 같은 젊은 유망주들을 5∼6년씩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시카와 가쓰미, 후쿠하라 아이 등을 앞세워 결승에 오른 일본 팀처럼 젊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거였다.

반면 남자 탁구는 이날 단체전 준결승에서 홍콩을 3-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맏형’ 오상은(35)과 주세혁(32), 유승민(30)은 ‘작은 중국’이라고 불리는 홍콩을 노련함으로 요리했다. 8일 오후 11시 30분(한국 시간)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만리장성’ 중국과의 결승을 앞둔 이들 3인방의 각오는 비장하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이기 때문이다. 오상은은 “중국이 최강이지만 우리도 상승세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주세혁도 “중국이라고 주눅 들지 않겠다. 내 모든 실력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은 “8년 전 중국을 꺾던 기억을 되살려 강스매싱을 날리겠다”고 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중국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10번 붙으면 1번은 이길 수 있다. 이번이 그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자 탁구가 ‘노메달’에 그친 여자 탁구를 대신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런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여자탁구#남자 단체#김경아#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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