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메달리스트 조기귀국… 체육회, 10일부터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사격선수는 오늘 입국

“이번에는 체육회든 어디든 아무리 붙잡아도 도망쳐서라도 돌아가고 싶어요. 미리 비행기표도 예약해 놨어요.”

이토록 간절히 조기 귀국을 원했던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의 희망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7일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대한체육회의 귀국 연기 요청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체육회는 2012 런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귀국 일정을 늦춰달라는 공문을 5일 각 산하 단체에 일제히 발송했다. 김용 체육회 홍보실장은 “메달리스트들이 일찍 귀국해 상업 광고 등에 출연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위배돼 메달이 박탈될 수 있다. 또 정치권 등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며 구설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유로운 귀국을 왜 막느냐는 비난 여론이 일자 체육회는 입장을 바꿨다. 9일 런던 세인트폴 성당의 6·25 참전용사 기념비를 참배한 뒤 10일부터 선수 자유의사에 따라 귀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궁 대표팀 등은 10일 런던을 떠나 11일 한국에 도착한다.

체육회의 우왕좌왕 행정에 각 종목 선수단도 큰 혼란을 겪었다. 이 와중에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진종오를 비롯한 13명의 사격 대표팀 선수들만은 예정대로 7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이유는 바로 총기 때문이다.

대회 운영위원회 측은 6일 경기를 끝낸 한국 사격 선수들의 총을 모두 모아 따로 봉인을 해 뒀다. 영국 이민국 관계자는 이 총들에 대해 7일 출국하는 걸로 검인까지 확정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영국에서도 총기를 들고 나갈 때는 엄정한 검사를 한다. 총 따로 사람 따로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대자 체육회도 할 말이 없었다. 7일 ‘런던 탈출’에 성공한 사격 선수들은 타 종목 선수들보다 며칠 앞서 그리운 가족과 상봉할 수 있게 됐다.

런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달리스트#조기귀국#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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