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희 기자의 여기는 런던] 한순철 16년만에 은…‘몸 개조 프로젝트’ 덕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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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7시 00분


런던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한순철. 스포츠동아DB
런던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한순철. 스포츠동아DB
■ 이승배 감독-KISS 김광준 박사 의기투합

한때 체력 약점…가격해도 점수 안되기도
두 스승 근력-기술 향상 맞춤 훈련법 가동

한순철 “홀어머니-아내 생각하며 뛰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주먹을 휘두르던 시절은 지났다. 한국복싱 사상 16년 만에 처음 올림픽 결승에 진출해 선전한 한순철(28·서울시청)은 과학적 트레이닝으로 더 강해졌다. 2012런던올림픽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한순철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2006도하아시안게임 은메달,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아시아무대에선 꽤 이름을 알렸지만, 세계의 벽은 높기만 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16강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2011바쿠대회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 복싱대표팀 이승배 감독과 KISS 김광준 박사의 의기투합

박시헌(47·19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한)순철이는 체력 면에서 약점이 있었다. 펀치의 파워가 떨어지다 보니, 툭툭 주먹을 뻗어도 점수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180° 달라진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한순철의 변화 뒤에는 복싱대표팀 이승배 감독과 체육과학연구원(KISS) 김광준 박사의 의기투합이 자리하고 있다.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19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 감독은 현역시절 한국아마추어복싱의 간판이었다. 지도자생활을 하면서는 건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학구파이기도 하다. 과학적 트레이닝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이 감독은 김 박사와 함께 COPAS(Combining Training Of Power And Skill·근력과 기술 향상을 위한 복합훈련)를 개발했다. 새로운 훈련기법을 통해 한순철의 체력은 진일보했다.

● 유연성과 파워 향상으로 돌풍 주먹

김광준 박사는 2011년 3월과 7월, 2차례 복싱대표팀의 체력수준을 측정했다. 한순철은 유연성과 파워에서 약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1년간의 COPAS는 그의 몸을 개조했다. 체전굴(허리를 숙여 손이 얼마나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지를 재는 것·유연성 관련) 측정에선 11.7cm(2011년)에서 19.5cm(2012년)로 특히 수치 향상이 두드러졌다. 팔의 파워 역시 70watts(일률의 단위)에서 80watts로 증가했다. 30분 동안 자전거 페달을 돌려서 측정하는 무산소 파워 지구력도 410watts에서 425watts로 늘었다. 김 박사는 “무산소 파워 지구력은 3분 3라운드를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최대산소섭취량(VO2max·산소를 운동 중인 근육에 공급하는 능력)은 50대 후반에서 63.3ml/kg/min으로, 폐활량 역시 약 4500cc에서 약 5000cc까지 향상됐다. 김 박사는 “손 부상 속에서도 체력적인 준비를 완벽하게 했기 때문에 매 경기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 경기 사이의 회복력도 상당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순철은 “체력훈련이 힘들 때마다 홀로 나를 키우신 어머니, 결혼식도 미룬 아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두 살배기 딸을 생각했다”며 감격에 젖었다.

● 한순철은?

▲생년월일=1984년 12월 30일
▲키·몸무게=178cm·58kg
▲출신교=조양초∼설악중∼속초고∼한성디지털대
▲소속팀=서울시청
▲수상경력=2006도하아시안게임 밴텀급 은, 2012광저우아시안게임 라이트급 동, 2012런던올림픽 라이트급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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