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말라” 강재원 감독도 ‘우생순’ 재현에 눈물 펑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8월 13일 07시 00분


여자핸드볼, 스페인과의 3·4위전 석패

선수들에게 ‘울지 말라’고, ‘울면 비행기 태워 한국으로 보내겠다’고 했던 감독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핸드볼 여자 결승전을 스크린에 담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제작됐을 때 주위에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당시 경기는 안타까운 패배, 그리고 그 직후 감독의 눈물까지 ‘각본 있는’ 영화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명승부였기 때문이다. 8년 뒤 런던. 결승전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바뀌었을 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또 한번의 ‘우생순’이 상영됐다.

평상시 챙겨주지 못했던, 그래서 서러울 법도 하지만 내색 없이 명절 때마다 꼬박꼬박 잊지 않고 찾아오는 효녀처럼, 여자핸드볼대표팀은 런던올림픽에서 또 한번 명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선수들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4년을 노력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강재원 대표팀 감독(사진)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3·4위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9-31로 석패했다. 2004년 아테네에서 은메달, 2008년 베이징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여자핸드볼대표팀은 런던에서 다시 한번 최고의 순간을 다짐했지만 주축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좌절하고 말았다.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 패한 뒤 “울지 말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던 강 감독은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감독이 잘못해서 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런던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을 주축으로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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