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가이’ 이대호(30·오릭스)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다관왕에 도전한다. 2010년 국내프로야구 최초의 7관왕에 오른 최고 타자답게 일본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한껏 뽐내고 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100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13일 현재 타율 0.307(358타수 110안타)에 20홈런, 68타점, 장타율 0.534, 출루율 0.400을 기록 중이다. 홈런·타점·장타율·출루율에서 단연 퍼시픽리그 1위다. 홈런에선 2위 나카무라 다케야(16개·세이부)에 4개 앞서 있으며 타점에선 2위 마쓰다 노부히로(56개·소프트뱅크)를 12개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특히 타점은 센트럴리그까지 포함해도 1위이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홈런·타점은 시즌 끝까지 1위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면서 상대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피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출루율에서도 선두 고수가 무난할 전망이다.
향후 지켜볼 부문은 타율. 현재 1위는 0.321의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다. 0.307의 이대호와는 0.14 차이. 타율에서 이대호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반면 나카지마는 하락세다. 7월까지만 해도 히로유키는 0.340대의 타율을 자랑했다. 타율에서도 추월할 수 있다면 이대호는 5관왕까지도 넘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다관왕을 노리는 이대호의 행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선동열을 시작으로 이종범, 이상훈, 이승엽, 임창용, 김태균 등 내로라하는 국내프로야구 스타들이 일본에 진출했지만 개인타이틀 수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06년 요미우리 시절 이승엽이 41홈런, 2010년 야쿠르트 임창용이 42세이브로 타이틀 획득을 노렸으나 모두 2위에 그쳤다. 아울러 대부분의 선수들이 일본 진출 첫해를 적응기로 보낸 것과 달리 이대호는 첫 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 최고 타자 중 한명으로 자라잡고 있는 사실로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