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선수는 ‘런던 신화’… 대한체육회 성적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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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12일 폐막한 2012년 런던 올림픽은 ‘감동’이었다. 한국은 종합 5위(금메달 13개)를 기록해 1988년 서울 올림픽(4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사격과 펜싱에서 각각 3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예상치 않은 종목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는 대한체육회가 한국 선수단을 위해 처음으로 브루넬대에 현지 훈련캠프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쓴 덕분이다. 박태환이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을 때 발 빠르게 이의신청을 추진해 이를 번복하게 만든 것도 대한체육회가 사전 준비를 해둔 결과였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은 한국에 ‘바람 잘 날 없었던’ 대회이기도 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기간에 산하 단체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대한체육회는 ‘1초 판정 오심 논란’에 휩싸였던 펜싱 에페 신아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안 된 건 대한펜싱협회 때문이라고 책임을 미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한체육회와 펜싱협회가 이에 대한 회의조차 못할 정도로 깊었던 내부 갈등에 있었다.

여자 배드민턴의 승부 조작 파문이 불거졌을 때도 대한체육회의 대처는 아쉬웠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해명 없이 담당 코치와 선수를 서둘러 조기 귀국 시키는 데 그쳤다.

대한체육회의 미숙한 언론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대한체육회는 신아람이 4강전에서 억울한 판정으로 탈락한 뒤 비밀리에 국제펜싱연맹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메달을 타진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구두로 논의한 내용일 뿐”이라며 “(외국에 알려지지 않도록) 영문 기사는 내지 말라”는 희한한 보도자료를 냈다. 결국 IOC는 ‘메달 수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내외 언론은 ‘동메달도 못 딴 선수에게 무슨 메달을 수여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한체육회는 연일 사고가 터지는데도 오히려 언론 접촉을 줄였다. 국내 취재진이 모여 있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간단한 일정 보고를 할 때 외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MPC 내에 부스를 만들어 일본 언론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 일본올림픽위원회(JOC)와는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한국은 런던에서 64년 전 첫 올림픽에 출전했던 감동을 되살리며 금의환향했다. 선수단이나 대한체육회 모두 열심히 뛰었다. 그럼에도 씁쓸함은 지울 수 없다.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만큼이나 각종 사건 사고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beetlez@donga.com
#스포츠 인앤아웃#황태훈#런던 올림픽#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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