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000안타 넘어 최다안타 신기록도 욕심 야구 철학? 놀땐 놀고 할땐 남들 두배로 하자! ‘천적’ 주키치·마리오, 내겐 바퀴벌레 같은 존재
개인통산 2000안타. 한화 장성호(35)가 눈앞에 두고 있는 대기록이다. 지금까지 이 고지를 밟은 선수는 양준혁(전 삼성)과 전준호(전 히어로즈)뿐. 장성호가 달성한다면 역대 최연소 기록이 된다. 사실 장성호는 2000안타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9년 연속 타율 3할(1998∼2006년)로 승승장구하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한화 이적 후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올해, ‘2000’이라는 숫자는 그에게 의미 있는 이정표이자, 전환점이다. 스포츠동아 트위터 인터뷰의 주인공 장성호가 직접 뽑은 사인볼의 주인공은 @shinesysy, @huni1011, @ripkenjr2632다.
-최연소 2000안타를 앞둔 소감은?(@voraos) 기록을 의식하고 있나요?(@opallios21)
“당연히 의식하죠. 빨리 해버리고 싶은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마음대로 안 되네요. 2000안타라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야구를 정말 오래했구나 싶기도 하고, 양준혁 선배의 통산 최다안타(2318개) 기록을 깰 수 있을까 싶고 그러네요.”
-준비하고 있는 세리머니가 있나요?(@l_o_v_e1004, @okskjs)
“사실 ‘스나이퍼’라는 별명답게 총 쏘는 자세를 취해볼까 생각했어요. 다른 아이디어는 딱히 없고요. 하지만 기록 세웠다고 혼자 신날 수는 없으니까 팀 분위기도 고려해야죠. 솔직히 2000안타를 치는 날 팀이 꼭 이기는 게 제 소원이에요.”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mryoons)
“아무래도 데뷔 첫 타석에서 친 첫 안타죠. 1996년이고 날짜는 가물가물한데, 광주 쌍방울전에서 김원형 선수 공을 쳤어요. 또 1000번째 안타보다는 100번째 홈런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통산 최다안타와 통산 3할 타율 중 어떤 걸 더 이루고 싶나요?(@sseagles) 양준혁 선수 기록은 언제쯤 깰 수 있을까요.(@opallios21)
“당연히 3할보다 최다안타죠. ‘최다’니까. 하하하. 양준혁 선배 기록에는 일단 도전해보려고 해요. 잘 하면 2년∼2년 반 정도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제가 부상 경력도 있고 나이도 있으니 확실한 답은 못 하겠네요.”
-‘스나이퍼’라는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나요.(@Park_U0604)
“당연히 좋아하죠.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고, 1999년에 3할4푼 칠 때 처음으로 생긴 것 같은데, 제 유일한 별명이라 애착을 많이 느껴요.”
-그 별명을 이어받을 만한 후배는 누구인 것 같나요.(@bosoong2, @y_moustache)
“두산 김현수. 물론 지금은 저보다 훨씬 잘 치지만, 그 나이 때 저랑 타격 스타일도 비슷하고 3할도 꾸준히 치니까. 개인적으로 제가 김현수를 좀 좋아해요. 앞으로 다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계속 야구를 한다면, 홈런 이외의 통산기록은 다 갈아 치우지 않을까 싶어요.”
-한화에서 외모로 장성호 선수가 1위라고 생각합니다. 후계자는 누구일까요?(@huni1011)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나요?(@seungju9758)
“우리 팀에서는 오선진이 가장 잘 생겼죠. ‘후계자’라기보다 솔직히 저보다 위예요. 전 그냥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고, 훈남도 밉상도 아닌 딱 중간 정도. 그냥 5위 안에 드는 걸로. 하하하.”
-장성호에게 KIA란, 그리고 한화란?(@sominggg, @fdfd16)
“KIA는 고향, 한화는 구원.”
-한화에서 가장 친한 선수는?(@mf_dice, @BBORIE0107, @djhyun02, @min4716)
“포수 정범모. 사이판에서 재활훈련을 하면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선배에 대한 예의도 있고 통하는 부분도 많더라고요. 그 외에도 주장 한상훈과 고동진, 김광수랑 친해요.”
-많은 팬들이 선구안이 아주 좋은 선수로 기억합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kalay_first, @hy_Noh, @DC_Chickle, @rst98)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그냥 공을 보는 눈 쪽으로 남들보다 감이 좋게 태어난 것 같아요. DNA 쪽이랄까. 사실 저도 풀카운트 같은 상황에서 볼을 치거나 삼진 당할까봐 속이 많이 타요. 다 똑같아요.”
-유독 힘들었던 투수가 누군지 궁금해요.(@junshoo, @bosoong2) 예전에 ‘이혜천(두산)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최근에는?(@ripkenjr2632)
“요즘은 이혜천 상대하는 게 예전보다 좀 나아요. 최근 가장 못 치는 투수는 주키치(LG)와 마리오(SK). 저에게는 바퀴벌레 같은 존재죠.”
-해태 입단 초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등번호 1번을 달았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와 의미가 있나요?(@ripkenjr2632, @ccfocus)
“초등학교 4학년 겨울에 처음 야구를 시작하면서 달았던 번호예요. 당시 감독님이 너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주셨어요. 중·고 때 한 번씩 바꾼 것 외에는 줄곧 1번이었죠. 간단명료하면서도 많은 걸 내포하고 있어서 좋아해요.”
-롤 모델이 있다면?(@okskjs, @YeIn304)
“왼손타자 중에 SK에서 은퇴한 김재현 선배를 고등학교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어요. 스윙 자체가 너무 좋고 제스처도 남자다워서 본받고 싶은 점이 많았죠. 요즘 타자들 중에는 최정(SK) 스윙이 좋은 것 같아요. 체격은 크지 않은데 온 몸에 있는 힘을 다 실어서 휘두르더라고요.”
-외다리타법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hi__nt)
“1997년 전반기 타율이 1할9푼이었는데, 올스타 브레이크 때 훈련을 하다가 당시 김성한 코치님이 ‘다리 한 번 들어보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딱 맞아떨어진 거예요. 사실 맞는 폼만 찾으면 몸에 익히는 노력이야 죽기 살기로 하면 되거든요. 그 폼을 이끌어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죠.”
-우연히 딸 서진(10) 양이 쓴 글에서 ‘세계 모든 이가 굶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보고 착한 마음씨에 감동받았어요! 특별한 교육법이 있나요?(@shinesysy)
“글쎄요. 저는 잔정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많이 사랑해주려고 하고, 또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늘 강조해요. 딸은 이제 조금 컸지만 아들(우진)은 일곱 살이라 아직 잘못된 게 뭔지 모를 나이라서 확실히 얘기를 해주려고 해요.”
-장성호 선수의 야구 철학이 궁금합니다.(@changyoon980403)
“‘놀 때 놀고 할 때 하자, 그리고 하고 싶을 때 2배로 하자’ 이거예요. 억지로 시켜서 하는 운동은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후배들한테도 연습이 하고 싶은 순간이 올 때 2배, 3배로 모든 걸 쏟으라고 말해요. 하기 싫을 때 스윙 1000개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을 때 100개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돼요.”
“산장 지어놓고 평화로운 노후”
●30년 뒤 그리는 나의 모습은?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있는 공기 좋은 지역에 산장을 지어놓고, 평화롭게 노후를 즐기고 있을 것 같다. 그 때는 이미 일흔에 가까워있을 테니, 야구계는 떠나 있지 않을까.”
▲생년월일=1977년 10월 18일 ▲키·몸무게=184cm·87kg(좌투좌타) ▲출신교=충암초∼충암중∼충암고 ▲프로 경력=1996신인드래프트 해태 2차 1번(전체 6순위) 지명·입단∼2001년 KIA∼2010년 6월 한화 ▲국가대표 경력=2000시드니올림픽 동,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 2006도하아시안게임 동 ▲2012년 연봉=1억3000만원 ▲2012년 성적(16일 현재)=97경기 338타수 92안타(타율 0.272) 8홈런 40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