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시진 감독에게는 김병현 딜레마가 있었다. 김 감독은 1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어제 (4-1로 앞선 상황에서) 한현희 다음으로 (김)병현이를 준비시켰는데 결국 내지 못했다. 올리긴 올려야 하는데…”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김병현은 1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이후 일주일간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12일 목동 한화전부터 15일 목동 두산전까지 3경기가 내리 우천으로 순연됐고, 16일 목동 두산전에서 밴 헤켄이 7.2이닝,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나이트가 7이닝을 소화하면서 등판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김 감독은 “(김)병현이를 지는 상황에서 올릴 수도 없고, 되도록이면 편안한 상황에서 던지게 해주고 싶어 기다렸다”며 “어제(18일)가 적기였는데 또 무산됐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김병현은 결국 이날 1-2로 뒤진 7회 1사 1·2루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황재균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만루위기를 탈출했다. 비록 8회 2아웃까지 잡아놓고 1루수 실책이 겹치면서 박종윤에게 2점홈런을 맞았지만 1.2이닝 동안 4탈삼진을 솎아냈다.
물론 김병현은 임시불펜이다. 김 감독도 “당분간 불펜으로 쓰다 구위가 회복되면 선발로 돌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고 145km의 빠른 볼로 부활을 알린 만큼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