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감독 보이콧’ 파문을 겪은 프로배구 남자부 러시앤캐시 박희상 감독(40·사진)이 결국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러시앤캐시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박 감독이 18일 개막해 26일까지 열리는 수원컵 대회의 남은 경기에 나오지 않는다고 23일 밝혔다. KOVO는 대회가 끝난 뒤 박 감독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전했지만 이는 사실상 감독 교체 수순이다. KOVO는 11월 정규시즌 개막 전에 새 사령탑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팀은 일단 권순찬 코치가 이끌기로 했다.
1994년 월드리그에서 베스트 식스상을 받는 등 ‘배구 도사’로 불리며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박 감독은 2009∼2010시즌 팀 창단(우리캐피탈)과 함께 수석코치로 입단해 지난해 1월부터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폭언 등 불합리한 지도 방식에 불만이 쌓인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KOVO 집행부를 만나 박 감독과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KOVO는 일단 대회를 마친 뒤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지만 선수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대회 도중 감독의 잔여 경기 결장을 결정했다. 이 팀의 명칭은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바뀌었다. 지난 시즌 배구연맹 기금으로 운영됐던 이 팀은 이번 시즌에도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해 존폐 기로에 섰지만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17억 원에 네이밍 스폰서를 맡으면서 해체 위기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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