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애니 로셰트 “나 자신이 김연아의 팬”

[동아닷컴]

조애니 로셰트(26·캐나다)는 친절한 스케이터로 유명하다. 2010 밴쿠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동메달리스트인 로셰트는 25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 인터뷰장에서 여전히 미소 가득한 얼굴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밴쿠버올림픽 당시 로셰트는 김연아(22·고려대)와 아사다 마오(22·주쿄대)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로셰트는 “한국에서의 공연은 늘 놀라운 경험이다(amazing). 팬들의 환호가 굉장하다”라며 “관객들의 열정 덕분에 나도 공연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라고 한국의 관객 문화를 호평했다.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는 무대가 크고 멋진 게 마음에 든다. 분위기도 매우 에너지가 넘친다. 스크린이 크고, 가수가 등장하는 것도 특이하다. 코미디언(김병만)의 스케이팅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잘 타더라.”

현재 로셰트는 지난 밴쿠버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이나 그랑프리 같은 경쟁 대회에 일체 나서지 않으면서 선수 복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어왔다. 로셰트는 이날 취재진에게 “빙판으로 돌아가고 싶긴 하지만, 컴백 시기는 현재로선 정해져 있지 않다”라며 말을 아꼈다.

“밴쿠버올림픽을 끝으로 아직 코치가 없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보고 다시 하고 싶다! 라는 강한 의지를 느꼈지만, 경쟁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운동은 올림픽 때보단 덜 해도 꾸준히 하고 있다. 피겨는 2살 때부터 해왔고, 나 스스로도 나는 타고난 운동선수라고 생각한다. 현역 시절보다 그리 뒤처지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가 안 계신데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로셰트는 “쉬는 동안 피겨 경기를 꾸준히 보진 못했다”라면서도 “어린 소녀들(coming girls)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라고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을 표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역시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16․러시아)를 꼽았다.

“지난해 일본 오픈에 갔더니 어린 러시아 선수 3명이 굉장히 잘하더라. 그 중에 리자(엘리자베타의 애칭)는 정말 잘하더라. 나이에 비해 엄청난 기량이었다.”

로셰트는 “김연아와는 오래 전부터 만나온 사이”라며 “밴쿠버 때 함께 포디움에도 섰기 때문에 각별하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로셰트는 김연아에 대해 경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연아와는 드레싱룸에서 농담도 많이 한다. 우리는 서로 아주 좋은 친구다, 하지만 내 자신부터 김연아의 팬이다. 김연아는 나를 한 단계 상승시켜주는 선수다.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나면 항상 빨리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로셰트는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에서 밴쿠버올림픽 시즌 못지 않은 탄탄한 점프와 회전을 선보이며 몸관리를 잘해왔음을 드러냈다. 그녀의 목표가 소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치올림픽에 나가고 싶지만, 그 때 내 나이는 28살이다. 나는 올림픽을 이미 두 번이나 겪은 늙은(old) 스케이터다. 나이의 압박감을 많이 느낀다. 만약 시상대에 설수 없는 기량이라고 판단되면 올림픽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해 나아가길 원한다.”

올림픽공원｜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