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운명의 한일전이다. 한국과 일본이 30일부터 잠실과 목동 구장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대회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가장 큰 걸림돌은 라이벌 일본이다. 한국은 조별 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다음 달 5일 오후 6시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결선 라운드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결선 라운드 1, 2위 팀이 다시 결승전을 치르기 때문에 최대 2차례의 맞대결이 열릴 수도 있다.
고교 야구팀만 4000여 개에 이르는 일본은 이 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17차례 출전해 5번(1981년, 1994년, 2000년, 2006년, 2008년) 정상에 오른 반면 일본은 준우승 2번(1982년, 2004년)이 최고 성적이다. 대회 시기가 일본 고교 야구 최대 행사인 고시엔 일정과 맞물려 출전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2004년 다루빗슈 유(텍사스)를 앞세우고도 준우승에 머물렀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 최정예 선수들을 출전시켜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
우승의 향방은 양 팀 ‘괴물 투수’의 어깨에 달렸다. 일본은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오타니 쇼헤이(하나마키 히가시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지난달 지역대회에서 시속 160km를 던져 일본 고교야구 최고 구속 기록을 새로 썼다. 8이닝 1실점 하는 동안 시속 155∼159km의 직구를 꾸준히 던져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큰 키(193cm)에서 내리 꽂는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제구력을 갖췄다. 고교 3년 동안 홈런 50개를 터뜨릴 만큼 타격 솜씨도 뛰어나다.
한국은 에이스 윤형배(북일고)가 오타니와 맞선다. 그는 시속 152km의 직구를 던져 공 빠르기에서는 오타니에게 못 미친다. 하지만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적어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롭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정훈 대표팀 감독은 그를 예선에서는 마무리로, 결선 주요 경기에서는 선발로 기용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고교야구대회에서 일본에 2-6으로 졌다. 구원투수로 나선 윤형배는 2와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못했다. 이번 대회는 윤형배와 대표팀 모두에 설욕의 기회다. 전 세계 유망주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대회에서 대만은 한국 일본과 함께 우승 후보다. 메이저리그 보스턴과 계약한 초고교급 유격수 린츠웨이를 앞세워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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