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올 시즌 12개 대회서 7명이 우승… 알론소 3승 선두
10월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 가를 대접전 예고
“이보다 흥미로운 시즌은 역사상 없었다.”(브라질 레이싱의 전설 에메르손 피티팔디)
“역대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한 시즌이다.”(스코틀랜드의 스타 드라이버 재키 스튜어트)
이보다 화려할 순 없다. 세계 최고의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 2012시즌이 그렇다. F1이 시작된 1950년 이후 최고의 시즌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 페텔 천하 무너졌다
지난해 F1은 역대 최연소 2년 연속 종합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레드불) 천하’였다. 그는 지난해 19개 대회 중 11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황제 미하엘 슈마허(43·독일·메르세데스)가 “페텔은 F1의 새로운 황제다”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당분간 페텔의 시대가 계속될 것을 의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페텔 천하’가 깨졌다. 페텔은 올 시즌 20개 대회 중 12개를 치른 가운데 단 1승에 그치며 드라이버 순위 2위(140점)에 머물고 있다.
‘F1 춘추전국시대’의 선봉장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알론소(31·페라리)다. 알론소는 시즌 3승을 거두며 드라이버 포인트 164점을 획득해 페텔을 24점 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3위 마크 웨버(호주·레드불·132점)와 4위 키미 라이코넨(핀란드·로터스·131점)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역대 가장 치열한 레이스
치열한 순위 경쟁은 역동적인 레이스로 이어지고 있다. 12개 대회에서 7명의 우승자가 나왔을 정도다. 윤재수 SBS-ESPN 해설위원은 “각 대회 퀄리파잉(대회 둘째날 1바퀴 최고 기록으로 결선 출발 순서를 정하는 레이스)의 1위부터 15위까지의 기록 차가 1초 정도에 불과하다. 기록 차가 역대 가장 작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전력 평준화는 2009년 시작된 ‘리소스 제한협정’의 결과다. F1 조직위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는 강팀들을 견제하기 위해 운영비 상한제와 부품 표준화를 시행했다. 지난해까지 독주하던 레드불 팀이 다운포스(차체를 지면으로 끌어당기는 힘)를 향상시키는 최첨단 장치인 이그조스트 블론 디퓨저(Exhaust Blown Diffuser)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하위권 팀들은 적은 비용으로 머신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타이어 컴파운드(고무 실리콘 등 구성물질 비율 규정) 변경도 평준화를 가속화했다. 박종제 F1레이싱 편집장은 “아무리 뛰어난 머신도 타이어가 한계치를 넘어서면 가속을 할 수 없다. 컴파운드가 바뀐다는 것은 기존의 타이어 관리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며 “다양한 규정들의 변화로 드라이버 간 시간차가 줄어들고 이변이 속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세 번째 코리아 그랑프리가 온다
10월 12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막하는 제3회 코리아 그랑프리는 우승 향배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회는 페텔의 종합우승이 결정된 가운데 치러졌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20개 F1 대회 중 16번째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는 드라이버들의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재수 해설위원은 “역대 가장 치열한 승부가 코리아 그랑프리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 F1 팬들의 이목이 코리아 그랑프리로 쏠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