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52·사진) 감독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10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걸려온 한통의 전화가 원인이었다. 발신인은 지난해까지 롯데의 4번타자로 활약한 오릭스 이대호(30). 양 감독은 “원정지로 이동하는 길에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 무척 반가웠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대호가 양 감독에게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한 이유는 올해 롯데의 성적 때문이다. 시즌 전 4번타자 이대호를 일본에 보내고, 에이스 장원준를 경찰청에 입대시킨 롯데가 올해는 4강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는 이들의 빈 자리가 무색하게 정규시즌 2위를 굳혀가고 있다. 양 감독은 “이대호도 아무래도 팀을 떠나면서 마음이 좀 무거웠을 텐데, 친정팀 성적이 좋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서 전화를 한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물론 제자답게 스승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시즌 막바지가 되니 투수들이 심하게 견제해서 죽겠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양 감독은 “그래도 굿바이 안타(8일 니혼햄전)도 치면서 잘 하고 있으니, 계속 그렇게 하면 된다면서 격려했다”고 밝혔다. 국제전화가 열어준 사제간 소통의 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