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부상 불구 40kg 더 나가는 상대에 괴력 기술 습득 천부적…스피드와 부드러움 겸비 “다양한 기술 가진 송대남 같은 선수 되고파”
+90kg급의 양성민(종암중 3학년)은 -90kg급의 이위진(보성중)과 더불어 유도 남중부 전국무대에서 쌍벽을 이루는 강자다. 이위진이 북한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이창수, 유도명문 용인대·보성고에 다니는 두 형 호진과 문진을 둔 ‘은수저를 입에 문’ 환경에서 자랐다면, 양성민의 집안에서 유도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도를 시작한 때는 한참 늦은 중학교 1학년부터다.
아버지가 학교에 “유도를 시킬 수 없겠느냐?”고 부탁해 테스트가 이뤄졌는데, 종암중 권순교 감독의 눈에 딱 들었다.
그러나 양성민은 ‘최민호 올림픽 제패 기념 2012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40회 추계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 마지막 날이었던 12일 남중부 +90kg급에서 우승해 올해 춘계·하계·추계대회 전관왕을 달성하는 천부적 소질을 보여줬다. 양성민의 우승은 두 가지 면에서 인상적이었다.
첫째, 왼 발목을 절뚝거리면서 얻어낸 금메달이었다. 1주일 전 서울시 대회 도중 왼 발목을 접질렸다. 권 감독은 부상을 우려해 이번 대회 경기 당일까지 출전을 말렸지만, 양성민의 출전의지가 워낙 강했다. ‘종암중 졸업 전 마지막 대회인데 꼭 나가고 싶다’고 했고, 기어코 3관왕에 등극했다.
둘째, 양성민의 체중은 95∼100kg이다. 반면 같은 체급의 다른 선수들은 그보다 30∼40kg은 족히 더 나간다. 고교에 가면 -100kg급이 있기에 무제한급 선수들과 대결할 일이 없겠지만, 중학교 3년 내내 한 체급 위 선수들과 싸워서 이겨온 셈이다. 이날도 결승에서 양성민은 135kg의 윤재구(성남중)와 붙어 기습적인 발뒤축걸기로 절반승을 따냈다. 윤재구와 올해 5번 붙는 동안 1번도 안 쓴 기술을 걸어 허를 찌른 것이다.
권 감독은 “유도를 늦게 시작했지만 기술습득능력이나 감각은 타고난 것 같다. 체격이 작아도 힘에서 밀리지 않고, 스피드와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국유도의 중량급 기대주로 주목받는 양성민은 “송대남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중량급인데도 업어치기 등 다양한 기술을 갖고 계신 것을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양성민은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던 싱가폴유소년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편 학생유도답게 이변이 속출했는데 특히 여중부 -70kg급에선 전예지(북원여중)가 국가대표 상비군인 유도희(경민여중)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여중부 +70kg급에선 김아현(관산중)이 우승했다. 또 남중부에선 양성민 외에 -55kg급의 송하성(송도중), -73kg급의 하선우(관산중), -81kg급의 황인룡(순천신흥중)이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