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맨 최용수 수중전 승리 즐거운 징크스 에스쿠데로·최태욱 가세…공격력 극대화 포항·울산·수원과 지옥 3연전 편하게 준비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16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을 앞두고 내색은 안 했지만 부담이 컸다. 스플릿시스템으로 시작되는 그룹A(1∼8위) 첫 경기라 선두 유지를 위해 좋은 스타트가 절실했다. 그런데 하필 상대가 부산이었다. 서울은 2006년 10월 이후 부산 원정에서 6무3패로 한 번도 못 이겼다. 기우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활짝 웃었다. 수중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흐르는 빗물에 기분 좋게 흘려보냈다. 서울 입장에서는 승점3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징크스 깨다
서울과 부산의 객관적인 전력차를 의식하면 서울이 6년 간 부산 원정에서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건 다소 의외다. 서울 선수들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징크스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룹A 1차전에서 이를 깼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서울은 기분 좋은 징크스를 그대로 이어갔다. 최 감독은 비 오는 날 강하다. 프로연맹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 그가 감독대행에 부임한 뒤 수중전에서 2승1무1패, 올해는 2승3무1패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비 맞고 진 기억이 많지 않다. 오늘 비를 좀 맞고 싶었고 또 상당히 기분 좋게 맞았다”며 웃음을 지었다.
○공격자원 풍부
서울 공격은 데얀과 몰리나, 이른바 데몰리션 콤비가 있을 때 극대화된다. 이날도 두 선수가 1골씩 합작했다. 데얀은 귀중한 선제 결승골로 부산에 유독 약하다는 평도 털어버렸다.
그러나 데몰리션 콤비는 동전의 양면이다. 데몰리션 콤비가 부진하면 공격의 실마리가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에스쿠데로의 가세가 반갑다. 에스쿠데로는 빠른 발과 적극적인 몸싸움, 강한 투쟁심으로 부산 측면을 계속 괴롭혔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후반 14분 에스쿠데로와 교체로 들어간 최태욱도 몰리나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맹활약 했다. 최 감독은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팀에는 상당히 고무적이다”고 높게 평가했다.
○편한 마음으로 3연전 준비
서울은 죽음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서울은 22일 포항(홈), 26일 울산(원정)에 이어 다음 달 3일 최대 라이벌 수원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결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 선두 수성에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부산을 제압하면서 한결 편한 마음으로 남은 3연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