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갈리시아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헤타페와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23분 결승골을 넣었다. 박주영은 후반 21분 마리오 베르메호와 교체로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2분 만에 득점했다. 크론-델리의 왼쪽 크로스를 끝까지 본 뒤 문전 안쪽으로 쇄도해 펄쩍 뛰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박주영은 원래 데뷔 무대에 강한 사나이다.
박주영은 2005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뒤 2경기 만인 성남 일화전에서 골을 넣었다. 2008년 여름 프랑스 AS모나코로 이적한 뒤 그해 9월 리그 데뷔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아시아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편견을 단숨에 잠재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5일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른 후 바로 다음 홈경기에서 골을 폭발시키며 홈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의 오랜 방황을 딛고 스페인에서 성공시대를 예고하는 득점이기도 하다.
골 뿐 아니라 경기내용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박주영의 가장 큰 장점은 순간적으로 수비수 뒤로 돌아들어가 비호같은 움직임으로 찬스를 포착하는 것이다. 몸싸움이 잦고 거친 프리미어리그보다 스페인은 기술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 자신과 궁합이 잘 맞음을 입증했다.
자신감도 붙었다. 박주영은 후반 42분에는 후방에서 길게 때려준 볼을 받아 오른발 트래핑으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 낮은 왼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우측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자신감이 없다면 하기 힘든 플레이였다. 박주영이 계속 평정심을 갖고 흐름을 이어간다면 부활 가능성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