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8일 사직 SK전 때니까 채 1주일도 흐르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만 해도 롯데는 5년 연속 4강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직 2위 확보가 사활적 과제였다. 그러나 이제 롯데는 4강 매직넘버를 따지기 시작했다. ‘5위 넥센이 잔여경기 전승을 한다면 롯데는 몇 승 이상을 올려야 4위를 굳힐 수 있느냐’였다. 그만큼 7연패가 롯데에 미친 충격파는 컸다. 비록 23일 LG를 잡고 7연패를 끊었으나 롯데의 시즌 전략과 포스트시즌 구상까지 송두리째 바꿨다.
● 불확실한 대박보다 확실한 이득을 취하자
결론부터 얘기하면 롯데는 ‘2위전선’에서 이탈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2위 싸움에 굳이 매달리지 않고, 준플레이오프(준PO) 준비로 큰 방향을 잡는다. 잔여경기 중 2경기가 SK와 맞대결이 있어 ‘2위포기’는 이른 감도 있다. 그러나 2위를 향해 정규시즌 끝까지 전력을 쏟다가 놓치면 준PO는 ‘해보나마나’가 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잠정적으로 10월8일부터 준PO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롯데로서는 정규시즌 종료 후 하루만 쉬고 준PO에 들어가는 일정일 수 있다. 설령 준PO는 어떻게 넘어가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까지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부터 준PO를 염두에 두고, 팀을 정비하겠다는 선택이다. 3위나 4위나 큰 차이는 없기 때문이다.
● 승부수를 띄워볼 타이밍이 없다
반전을 하려면 롯데가 연승 분위기를 타야 되는데 부상선수마저 속출하고 있다. 포수 강민호는 SK 김강민과의 충돌 후유증으로 입원까지 했다. 23일 퇴원했고, 26일부터 연습을 시작할 계획인데 현재로서 불확실하다. 1루수 박종윤도 24일 광대뼈 수술을 받는다. 2루수 조성환도 발목 부상으로 23일 병원에 다녀왔다. 좌익수 김주찬도 정상인 몸이 아니지만 출장해야 하는 형편이다. 에이스 유먼마저 왼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2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침체된 득점력을 반전시킬 카드가 없다. 23일 LG를 잡고 급한 불은 껐지만 롯데의 고질병인 타선 집중력은 왼치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