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QPR)의 지금 사정이 딱 그렇다. 경기 내내 쉼 없이 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니지만 지원군이 없다. QPR가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방문 경기에서 박지성의 풀타임 활약에도 1-2로 패했다. 2012∼2013시즌 리그 첫 승 신고에 목말라 있는 QPR는 24일 현재 2무 3패(승점 2)로 2부 리그 강등권인 19위에 처져 있다.
“크로스가 예리하고 위협적이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박지성에게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을 줬다. “측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많이 뛰었다. 태클과 패스도 좋았다.”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 영국판도 박지성의 움직임을 나쁘지 않게 평가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18일 스완지시티와의 개막전부터 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몸을 사리지 않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QPR는 전반 33분 보비 자모라의 선취 골로 앞서 갔다. QPR로선 올 시즌 처음 나온 귀한 선제골이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QPR는 후반 15분 알레한드로 파우를린의 자책골에 이어 1분 뒤인 후반 16분 저메인 디포에게 역전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이지만 수비가 뚫리기 시작하자 골라인까지 내려와 여러 차례 수비에 가담했다. 상대 진영과 수비 진영을 쉬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며 반복해서 달리는 것은 ‘산소탱크’ 박지성에게도 힘겨워 보였다.
박지성은 3라운드까지 모두 10차례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줘 산티 카소를라(아스널)와 함께 이 부문 1위를 했다. ‘득점 기회’란 볼을 받은 선수가 즉각적으로 슈팅할 수 있도록 결정적 패스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를 골로 연결한 동료는 한 명도 없었다. QPR는 5경기에서 3골에 그치고 11골을 내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부실함을 드러냈다. 그나마 3골도 자모라 혼자 다 넣은 것이어서 심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쟁쟁한 동료가 많아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QPR에서는 주장이자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조율하는 한편 엉성한 수비까지 신경 써야 할 처지에 처했다. 박지성이 아직까지 공격 포인트(득점 또는 어시스트)가 없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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