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감독 모두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먼저 상대에게 다가갈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두 사령탑 간의 미묘한 앙금은 이제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그렇다면 결국 ‘시간이 약’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25일 문학 경기를 앞둔 LG 김기태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은 외견상 평상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12일 잠실 경기에서 불거진 LG 김기태 감독의 ‘고의패배’ 파문 이후 첫 맞대결이었던 24일 경기 전에도 상대방을 향해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던 두 감독은 이날도 ‘먼 산 바라보듯’ 서로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이 감독은 하루 전 양쪽의 분위기를 놓고 ‘화해는 없었다’고 묘사한 언론 보도에 대해 “김 감독도 (찾아오지 않은) 사정이 있었을 테고, 우리는 2위 싸움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짧은 반응만 보였다. 굳이 더 그 문제에 집착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 24일 경기 전 “꼭 (내가) 인사하러 가란 법 있나”며 SK 덕아웃을 먼저 찾아갈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던 김 감독은 이날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화해 여부를 화제에 올리지 않은 채 SK에 우세를 보인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을 놓고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해준 결과”라는 칭찬만 했다. 양 팀은 이제 10월 3일 잠실에서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냉기만이 감돌았던 24∼25일의 분위기대로라면 전격적인 앙금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