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47) 감독대행은 4일 대전 넥센전에서 감독대행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넥센 김성갑(51) 감독대행 역시 5일 잠실 두산전을 끝으로 대리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한다. 감독도 아니고 코치도 아닌 직업, 게다가 미래를 알 수 없어 더 애매하고 힘든 ‘감독대행’. 그래서일까. 두 감독대행은 짧았던 사령탑 경험에 대해 가감 없이 소회를 풀어놓았다.
지휘봉을 잡고 총 28경기를 치른 한 대행은 “나로서는 좋은 경험을 했다. 선수들이 충분히 느슨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얻은 게 많다”고 말했다. 또 “많은 걸 다 고려해야 하는 감독과 자기 분야만 책임지면 되는 코치는 생각해야 할 게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더 폭넓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주어진 15경기 중 단 1경기만을 남겨놓은 김 대행도 “오히려 갈수록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최대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을 수 없다. “대행이 된 후 ‘5위라는 순위가 우리 팀에는 의미가 있으니 꼭 해보고 싶다’고 공언했는데 갑자기 KIA 선발진이 4연속 완투승을 하면서 기세를 올리더라.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며 편하게 웃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고충을 잘 알고 있을 두 사람이다. 한 대행은 경기 전 넥센 덕아웃을 찾아가 김 대행과 악수를 나눴다. 김 대행은 “긴 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만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