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가 차기 사령탑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즌 최종전인 4일 대전 넥센전을 전후로 공기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한화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단은 이런저런 정보와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새 감독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만큼 말도 많고 추측도 난무한다.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이정훈(49) 천안북일고 감독과 조범현(52) 전 KIA 감독은 여전히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 최근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수차례 경험한 베테랑 사령탑들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재박(58) 전 LG 감독과 김응룡(71) 전 삼성 사장이다. 김재박 전 감독은 최근 한화 2군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거나 구단 고위 관계자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돼 ‘감독 내정설’에 불을 붙였다. 또 2004년 11월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김응룡 전 사장은 최근 현장 복귀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사장에 대해선 “해설위원 A를 한화로 영입해 함께 현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한화 구단은 서서히 새 감독을 맞이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공석이던 운영팀장에 김종수(55) 2군 수비코치를 선임했다. 구단에서 현장과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는 운영팀장은 새 사령탑과 가장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자리다. 정승진 한화 사장이 “내년 시즌에는 현장과 프런트의 원활한 ‘소통’을 중요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으로 미뤄보아 신경을 많이 쓴 인사가 분명하다. 김 팀장이 2007년 현대에서 김재박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그러나 빙그레 출신인 김 팀장은 1989년 빙그레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해 24년 지도자 인생의 대부분을 이글스에서 보냈다. 김재박 감독과 무관한 선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밖에도 KIA로 떠나는 하나마쓰 코지 트레이닝코치를 비롯한 일부 코치들이 5일 구단에 사의를 표했다. 새 감독이 선임돼야 코칭스태프 구성과 다음 시즌 준비가 가능한 상황. 한화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하루빨리 정리하기 위해 곧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