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내 점수는 50점이다. 그러나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릭스 이대호(30)가 11일 아내 신혜정 씨, 딸 효린 양과 함께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빼어난 시즌 성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쉬움을 나타내며 내년 시즌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는 “처음엔 부담감이 너무 커 내 야구를 하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목 근육이 안 좋아 뛰기 힘들 때도 있었는데 오기로 버텼다”며 “팀 성적이 좋지 않고 타율도 목표에 모자란다. 그래도 오릭스 팀원으로서 하나가 됐다는 점에서 50점 정도는 내게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홈런왕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100타점을 못하고 타율 3할을 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과 관련해 “뽑아주신다면 당연히 나가 한국야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이대호는 “대표팀이 된다면 이제 선배축에 들 텐데, 내가 그동안 대표팀에서 선배들에게 배웠던 점을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전 소속팀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선전에 대한 질문에는 “롯데가 한국시리즈까지 가서 내가 있을 때 하지 못했던 우승을 꼭 했으면 좋겠다. 롯데팬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쉬고 싶다”고 한 이대호는 당분간 부산에 머물며 쉴 계획이다.
일본무대 첫해였던 올 시즌 144경기 전 게임에 4번타자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꼴찌인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타점왕(91개)에 오르고,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월간 MVP에 2차례(5·7월)나 선정되는 등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