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모두 6개 도루 성공…롯데 성공률은 ‘O’ 최정·김성현에 시즌 도루 4개 박정권까지 “세이프!” SK 발야구 변신, 롯데 배터리 볼배합 간파한 결과 큰경기 도루 위력…3차전 ‘뛰느냐 VS 막느냐’ 대결
팀 도루 꼴찌의 반란이다. SK는 플레이오프(PO) 3차전 이후에도 기동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고, 반면 롯데는 그 발을 묶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시리즈 티켓을 노리는 SK와 롯데, 두 팀의 희비를 가를 중요 포인트로 등장한 ‘SK의 발’을 집중 점검한다.
○ 뛰는 팀으로 변신한 SK
SK는 올 정규시즌에서 팀 도루 104개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 도루 1위 넥센(179개)과는 무려 75개 차이. 롯데는 119개로 5위였다. 한때 빠른 발을 자랑했던 SK의 도루수가 올해 부쩍 준 이유는 정근우, 박재상, 김강민 등 기동력 있는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PO 1·2차전에선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SK는 16일 1차전 2개, 17일 2차전 4개 등 모두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롯데는 도루 성공이 단 한번도 없었다. 도루실패는 SK 1개(1차전 2회 모창민), 롯데 1개(2차전 1회 손아섭)였다.
○ 조인성, 정상호 빼고 다 뛴다?
SK 이만수 감독은 특별히 도루 사인을 내지 않는다. 선수 판단에 맡긴다. ‘그린 라이트’다. 박재상은 1차전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전안타를 때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하고 결국 결승득점을 올렸다. 그는 시즌 도루가 6개에 불과했다. 박재상은 2차전에서도 9회 정근우와 함께 더블스틸을 성공시켰다. 이밖에도 박정권, 최정, 김성현이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박정권은 시즌 도루 수가 고작 4개뿐이다. 번갈아 마스크를 쓰는 조인성과 정상호, 두 포수를 제외하곤 ‘SK 선수 모두 뛴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 SK표 ‘세밀한 야구’의 결과?
도루는 단순히 발만 빨라서는 할 수 없다. 투구폼을 빼앗을 줄 알아야 하고, 순간적으로 타자와 주자의 호흡도 중요하다. 적절한 타이밍도 필요하다. PO에서 SK의 도루는 롯데 배터리의 볼배합을 간파하고 변화구를 던질 때 시도해 성공한 것이 대부분이다. 2차전 6회 최정의 도루가 상대 2루수 박준서의 실책성 플레이 덕분이라고 하더라도, SK 발야구의 힘은 이번 PO 1·2차전을 관통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롯데의 숙제, ‘SK 발을 묶어라’
긴박한 승부에서 도루 성공은 상대팀에 엄청난 압박이 될 수 있다. 큰 경기일수록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주루능력은 돋보인다. SK는 PO 1·2차전에서 빠른 발의 위력을 십분 발휘했다. 롯데는 도루는 많이 허용하면서, 반대로 도루 시도 자체가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발이 꽁꽁 묶였다. 3차전 이후 양 팀의 ‘발야구 희비’는 어떻게 나타날까. ‘뛰느냐 막느냐’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