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 SK 이만수 감독(사진)은 2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필승의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이 감독은 ‘상대팀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싶은 선수를 지목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좀처럼 답하지 않았다. 이유는 사소한 징크스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같은 질문에 손아섭을 지목했다. 손아섭은 PO 5경기에서 타율 0.429에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SK 마운드를 괴롭혔다. 또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는 등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손아섭이 굉장히 잘하더라. 그래서 플레이오프 키 플레이어로 손아섭을 지목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좋은 활약을 펼치더라. 이번에도 이름을 거명하는 선수가 잘 할까봐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징크스에서 비롯되는 가능성마저 닫아버리겠다는 이 감독의 간절함이 나타난 대목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같은 질문에 정근우를 첫 손에 꼽은 뒤 “박정권과 최정도 빼고 싶다”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