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병수 사장은 31일 “(차기 감독은)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선 기준과 관련해 장 사장은 “지금은 생각만 하고 있다. 롯데에 맞는 분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에 맞는 분’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선 함구했다.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후 롯데 프런트에는 함구령이 내려진 분위기다. 최고책임자인 장 사장부터 말을 아끼고 있다. 장 사장은 양승호 감독의 사퇴 과정에서도 인사권을 쥔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령탑의 진퇴에 관한 확언을 주지 못했다. 보안이 요구되는 사안이기도 하겠지만, 구단 핵심 고위층이라도 할 말을 다 못하는 롯데의 의사결정구조 탓이 커 보인다.
여타 구단들에 비해 롯데는 구단주대행의 발언권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가 10월 24일 사장-감독 면담 이후 6일이 흐른 30일에야 양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한 속사정도 따지고 보면 신동인 구단주대행을 포함한 그룹 윗선의 의중을 살피는 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구계의 한 인사는 “(시즌 도중이 아니라 시즌 뒤인 만큼) 삼성이 선동열 감독을 류중일 감독으로 교체할 때처럼 감독 사퇴와 새 감독 임명은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 상식일 텐데, 롯데는 그렇게 안했다”며 의아해했다. 아시아시리즈의 영향도 있겠지만, 신 대행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롯데의 특수사정이 크게 작용했음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