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KS읽기] 달라도 너∼무 달랐던 수비…글러브 싸움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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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7시 00분


‘이제 1승 남았다!’ 삼성 선수단이 31일 KS 5차전 9회초 1사 1·3루의 대위기를 막아내고 SK에 극적인 2-1 승리를 거둔 직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이제 1승 남았다!’ 삼성 선수단이 31일 KS 5차전 9회초 1사 1·3루의 대위기를 막아내고 SK에 극적인 2-1 승리를 거둔 직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SK 2실점 모두 폭투·어설픈 수비 원인
삼성 박석민·이승엽 호수비로 위기탈출
포수 이지영 기막힌 페이크 송구도 한몫

시리즈의 고비였던 5차전에서 삼성이 내야의 잇단 호수비로 팽팽한 경기를 잡았다. 3차전서 흔들렸던 불펜의 안지만과 소방수 오승환이 건재를 과시하며 승리를 지켜준 것도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1회 선취점과 3회 추가점을 올리며 경기의 흐름을 이끌었다.

“1회말 2사 1·3루서 SK 선발 윤희상의 폭투로 점수를 뽑았다. 포수 조인성의 블로킹 움직임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볼이 빠졌다. 3회말 1사 1루서 최형우의 우전안타 때 SK 임훈이 공을 잡다 더듬는 실수로 1·3루를 허용했다. 이어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 때 대시하면서 공을 잡은 박진만의 홈 승부가 가능했는데, 글러브에서 볼을 제대로 빼지 못해 2점째를 내줬다. 삼성의 2득점 모두 행운이 따랐다. 큰 경기에선 이처럼 행운이 큰 변수가 된다.”

-SK도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있었다.

“4회초 SK는 무사 1루서 최정의 유격수쪽 타구가 잘 맞긴 했지만 삼성 김상수가 못 잡을 공은 아니었다. 잡았으면 병살로 끝났을 상황이었다. 김상수라서 아쉽기는 했다. SK는 무사 1·2루서 그동안 부진하던 4번 이호준의 우전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뒤 역전까지 노렸다. 그러나 삼성 박석민의 기막힌 3루 번트수비와 1루수 이승엽의 다이빙 캐치 등 호수비가 이어지면서 위기를 넘겼다. 박석민이 박정권의 3루쪽 보내기번트를 잡자마자 3루의 김상수에게 송구하는 100% 번트 시프트는 오늘 경기의 상징적 장면이다.”

-삼성은 4회초 2사 1·3루 박진만 타석에서 포수 이지영의 기막힌 페이크로 실점을 막았다.

“이런 상황에서 2루로 송구하는 시늉을 하고 3루로 던지라는 사인이 있는데, 거기에 SK가 걸려들었다. SK는 다음 타자가 약하다고 보고 무조건 홈에 들어오는 작전을 택했는데, 삼성의 수비전술에 결국 당했다. 주루에 승부를 걸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 SK였다.”

-양 팀 선발은 1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호투했다.

“삼성 윤성환은 큰 커브와 짧은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SK 타자들은 윤성환의 직구가 더욱 빠르게 느껴졌을 것이다. SK 윤희상도 포크볼로 카운트도 잡고 승부도 걸면서 타이밍을 잘 흔들었다. 시속 140km 정도의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 타자들이 이 공을 많이 놓쳤다.”

-SK는 7회와 9회 무사에 주자를 2루와 3루에 보내놓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7회 이호준의 2루타, 9회 최정의 3루타 모두 삼성 배터리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이호준은 4회에 우전적시타가 있었다. 7회 타석에서도 파울볼 2개가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나왔다. 이 코스에 대한 적응이 좋다는 계산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그 코스로 공을 던지다 2루타를 맞았다. 9회 최정은 초구를 노려 3루타를 쳤다. 다음타자 이호준도 초구를 노렸는데 오승환은 정직한 직구를 던졌다. 위험했다. 아쉬운 볼배합 패턴이었다. 7회 무사 2루서 박정권의 보내기번트는 박석민이 100% 번트 시프트에 따라 3루로 던지려고 했지만, 2루주자 이호준이 늦었다고 판단해 2루로 돌아가는 사이에 야수선택이 됐다. SK는 무사 1·2루 김강민 타석 때 번트 대신 강공을 택했다. 타순을 고려해 김강민에게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 안지만의 호투에 밀려 득점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9회도 마찬가지다. 오승환의 공을 내야 밖으로 보내지 못했다. 힘에서 밀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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