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마운드 위에는 오승환이 서 있었다. 세이브 요건(3점 이내 리드)은 아니었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에게 마지막을 맡겼다. 지난해 10월의 마지막 날 오른팔을 번쩍 치켜들었던 그는 1년 하루 만에 같은 장면을 연출한 뒤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삼성이 1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6차전에서 SK를 7-0으로 꺾고 4승 2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전·후기 리그 시절이던 1985년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않고 차지한 우승을 포함해 2002, 2005, 2006, 2011, 2012년 등 통산 6차례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1982년 프로 출범부터 강팀으로 꼽혔지만 2001년까지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를 포함해 역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횟수는 삼성이 14회로 가장 많다. KIA(해태 포함)가 10회, 두산이 7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1993년을 끝으로 한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삼성은 결국 2000시즌을 마친 뒤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팀의 체질을 바꿨고 200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관통해 온 ‘선취점 승리의 법칙’은 마지막까지 통했다.
삼성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선두 타자 배영섭이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1, 3루에서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4회 1사 1루에서 이전 타석까지 15타수 1안타(0.067)로 부진했던 박석민이 SK 선발 마리오를 상대로 승부를 가르는 2점 홈런을 터뜨렸고 4-0으로 앞선 2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승부에 대못을 박는 3타점 3루타를 날렸다. 2차전 승리 투수였던 삼성 선발 장원삼은 삼진 9개를 솎아내며 7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6차전 MVP로 뽑혔다. 삼성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해 2연패에 도전한다.
한편 사상 처음 700만 관객 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에서도 사상 최초로 100억 원(103억9322만6000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우승 배당금은 3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구단이 보험회사에 가입한 우승 보험금 10억 원을 보태면 우승 보너스는 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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