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7일 충남 천안 홈 개막전을 앞두고 부담이 컸다. 상대가 러시앤캐시였기 때문이다. 러시앤캐시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캐피탈을 지휘했던 김호철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서로 관계가 묘해졌다. 게다가 러시앤캐시가 충남 아산으로 연고를 옮기면서 양 팀은 ‘충청 라이벌’이 됐다.
하지만 ‘박힌 돌’은 ‘굴러온 돌’보다 강했다. 원조 충청 팀 현대캐피탈은 러시앤캐시를 3-0(25-18, 25-19, 25-20)으로 완파했다. 문성민은 왼발 부상에서 아직 완쾌되지 않았지만 13점을 퍼부으며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는 우려와 달리 15득점으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캐피탈은 2007년 은퇴 이후 5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서른아홉의 노장 리베로 이호를 3세트 말에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 감독은 “승부의 세계엔 공과 사가 없기 때문에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겨서 좋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 미안한 기분은 든다”며 웃었다.
2010∼2011시즌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2011년 3월 24일 이후 594일 만에 친정인 천안에서 경기를 한 김 감독은 “집에 온 기분이다. 홈팀 벤치가 아닌 방문팀 벤치에서 경기하려니 어색하더라. 현대캐피탈과 경기할 때는 늘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아무래도 현대캐피탈이 옛 감독을 많이 봐준 거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기려는 욕심이 많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높은 블로킹을 뚫을 능력이 부족했다”며 냉철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여자부에선 기업은행이 도로공사를 3-0(25-14, 25-23, 25-18)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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