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3승3패를 기록했다. 두 팀만 만나면 경기가 쉽게 끝나지 않았다. 6번의 경기 중 4번이 풀세트로 치러졌고, 승리도 똑 같이 2번씩 나눠가졌다. 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여자부 양 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 예상대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끝에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1(25-22 25-22 23-25 25-23)로 이겼다.
4세트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를 쉽게 가늠할 수 없었던 가운데 흥국생명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새 외국인 선수 휘트니(사진)의 맹활약이었다.
흥국생명은 주포 나혜원이 지난 시즌 부상으로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아직까지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휘트니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이날도 공격의 대부분이 집중됐지만 휘트니는 블로킹 1개와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40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이 “야나가 잘 해줬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미스를 하며 3세트의 승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휘트니는 정말 잘했다. 용병 하나를 못 막아서 패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국에서 첫 승리를 거둔 휘트니는 “한국 배구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려운 볼을 처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첫 승리를 거둬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수비 조직력이 지난 IBK기업은행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안정됐다는 점도 이날 승리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흥국생명 차혜원 감독은 “높이가 있는 현대건설과의 경기는 항상 부담스럽다. 리시브가 잘 이뤄져야 승리할 수 있다. 주예나, 김혜선 등 수비를 담당해야 하는 선수들이 하루 2시간 이상 수비 연습만 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경기력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