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일본킬러’ 구대성, 43세 세월앞에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3시 00분


‘2년만의 귀향’ 구대성, 역동적 피칭 여전했지만 직구 시속은 크게 줄어
요미우리戰 8회 등판… 3실점 후 아쉽게 물러나

최고 시속 150km를 넘나들던 불같은 강속구는 없었다. 불혹을 훌쩍 넘긴 그의 어깨는 예전 같지 않았다. 직구는 시속 130km 중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체를 외야 쪽으로 돌렸다 비틀어 던지는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 폼은 여전했다. ‘대성 불패’ 구대성(43·시드니 블루삭스)이 2년 만에 돌아왔다. 국내에서 통산 214세이브를 거둔 대투수의 귀향이었다.

9일 퍼스와 요미우리의 아시아시리즈 조별 예선이 열린 사직구장. 구대성은 퍼스가 1-4로 뒤진 8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국내 야구팬은 ‘일본 킬러’ 구대성이 요미우리의 강타자들을 가볍게 요리해주길 바랐다. 구대성은 호주리그에서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천하의 구대성도 세월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그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안타 2개와 볼넷을 허용해 무사만루 위기에 놓였다. 동료의 수비 실책 2개까지 겹쳐 3실점(1자책점)했다. 과거에 구대성만 만나면 주눅이 들었던 일본 타자들은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국 그는 1-7로 뒤진 상황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마지막일지도 모를 국내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 구대성을 향해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구대성은 경기가 끝난 뒤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조금 떨렸다. 8회 이후에 출전하는 줄 알고 몸을 늦게 풀어서 컨디션은 평소의 70∼80%에 머물렀다.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잘 던지지 못해 죄송하다”며 아쉬워했다.

부산=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아시아시리즈#구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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