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우승청부사’ 필 잭슨 “LA 레이커스에 속았다…우승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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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4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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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팬들이 나를 원한다는 사실이 기뻤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나를 속였다.”

‘우승청부사’ 필 잭슨이 단단히 화가 났다.

미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는 최근 마이크 브라운 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여름 기존의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2번의 시즌MVP에 빛나는 스티브 내쉬와 리그 최고의 센터 드와잇 하워드를 영입했음에도, 그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브라운 전 감독이 1승4패를 기록하던 상황에서 경질된 뒤, LA 레이커스는 브라운이 그간 써왔던 프린스턴 모션오펜스를 폐기처분했다. 버니 비커스태프 감독 대행은 선수들의 개인 경기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팀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

한편 짐 버스 구단주와 미치 컵책 단장은 LA 레이커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잭슨의 복귀를 추진했다. 잭슨은 선수 시절 1번, 감독으로서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6번(3연패 2번),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와 5번(3연패 1번, 2연패 1번) NBA 우승을 차지한 ‘우승청부사’이기 때문. 고령의 슈퍼스타들로 구성된 올시즌 LA 레이커스는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팀이다. 팬들은 경기 도중 “우리는 필 잭슨을 원한다(We want Phil)”이라고 연호하는 등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컵책 단장은 12일(한국 시간) 피닉스 선즈와 뉴욕 닉스를 거친 마이크 디안토니 감독과 3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디안토니 감독 본인도 "당연히 필 잭슨과 계약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할 만큼 '깜짝 계약'이었다. 디안토니 감독은 내쉬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감독으로 꼽히며, 다양한 공격전술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잭슨과의 계약이 틀어진 이유로는 그가 선수단 구성권을 요구했으며, 건강 문제로 일부 원정경기에는 동행하지 않는다는 등의 조건이 문제가 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잭슨은 2010-11시즌 고령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일부 원정경기에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잭슨 측은 ESPN, LA타임즈 등의 인터뷰에서 이를 전면 부인했다. 잭슨과 그의 ‘심복’으로 꼽히는 커트 램비스 등은 “그런 요구사항까지 논의한 적 없다, 그런 세부적인 논의는 다시 만나서 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잭슨은 “나는 다시 감독을 할 생각에 활력을 느꼈다. 나는 내가 귀환한다는 소식에 환호하는 팬들을 보고 기뻤다”라며 “하지만 컵책은 일요일 밤 자정에 내게 전화를 걸어 디안토니와 계약한다고 통보했다”라고 배신감을 표했다.

잭슨은 “올시즌의 LA 레이커스는 (마이애미 히트 등) 동부 팀들과 맞설 만한 능력이 없다.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토해내기도 했다.

잭슨의 이 같은 인터뷰에 따라 LA 레이커스의 수뇌진은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필 잭슨을 이용했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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